산골 이야기-물가와 사람의 마음

★산골 이야기- 물가와 사람의 마음★

물가가 고공행진(高空行進) 중이라
떠들어 대는 뉴스 소식에 남 일 같지 않다.
실제로 장에 나가 물건을 구입하다 보면
억! 소리만 나고 한숨만 저절로 나온다.

군청에 볼 일이 있어 나갔다가 오는 길에
마트에 둘렀다. 야채 코너에 눈길이 머문
순간, 정말 깜짝 놀랐다. 야채 가격이
말 그대로 금값이었기 때문이다.

노각 1개에 4천원. 작은 팩에 담긴 청경채
(5개 정도)가 3천원. 상태가 별로 좋지 않고 싱싱하지 않은 오이 2개가￦ 2,800,
둥근 찌개 호박 한 개가 2천원.
통통하지만 작은 가지가 2개에 ￦2,500.
알이 작은 자두 십여개 정도가 ￦7,000~￦8,000 정도의 
가격이라 써 있다.

마트 상품을 진열하던 매장 직원에게
" 왜 이렇게 비싸냐? " 고 물으니
" 아휴. 말도 마세요. 저희도 노각
한 박스에 5만원을 주고 사왔어요.
시금치 한 단에 7천원이라 진열도 못할
정도 입니다." 라 한다.

까나리 액젓 한 병에 7천원이 넘으니
그것도 사지 못하고 꼭 사야 될 것 만
사 가지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겁다.

지난번 앞집에 환하게 피어있던 청경채
꽃이 아른거렸다.
" 마음껏 좀 따 가서 드세요."
라며 소비할 사람이 없어 청경채에 꽃이
피도록 놔 둔 앞집 아저씨의 난감한
얼굴도 떠올랐다.

산골 마당에선 무엇 하나를 심어 놔도
먹을 사람이 없어 처치하기가 곤란한
경우가 많다.

몇 주전 아침부터 급하게 헐떡 거리며
내게 내밀던 노각 한 봉지를 건네주던
윗집 아줌마의 얼굴도 떠 올랐다.

" 노각이 너무 많이 자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침에 먼저 식사하실까
봐 우선 급하게 탈수기로 물기를
빼 왔어요. 드셔 보세요. " 한다.

노각을 따서 얌전히 썰어 물기까지 빼 온
정성에 감탄하며 맛있게 무쳐 밥 반찬으로
먹었다.

이렇듯 산골에선 대부분 야채를 사 먹지
않고 집 텃밭에서 자란 식물들로 끼니를
챙기고 있는 요즘. 물가가 비싸도 너무
비싸 어떻게 먹고 살까 걱정이 크다.

경제적 빈곤으로 인한 이혼 사유가 가장
많다고 하는데, 요즘에 방송 되고 있는
' 우리 이혼 했어요' 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다 보면 결국은 ' 돈 때문에? '
이혼하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남자는 여자를 볼 때, 외모를 우선 순위에
두고 결정하며 여자는 경제적으로 자립이
되어 있는 남성을 결혼 상대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살다보면 성격이 가장 좌우되는
일이 많다. 외모가 나무랄 때가 없이
예쁘고 아름다워도 세월이 지나면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된다.

연예인의 이혼 소식이 잦은 걸 보면
경제적으로 어려워질 때 부부가 갈라서는
경우가 많은 걸 느낀다. 한 가정의 동반
자살 뉴스도 대부분 경제적 궁핍 위기에서
비롯된다.

한편으론, 유명 인사의 이혼 소식은
모든 걸 다 갖췄는데도 불구하고,
알음 알음 전해져 내려오는 경우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성격 차이' 이다.

사람의 마음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남 보기엔 아무런 근심 걱정없이 잘 살고
있는 것 같아도 이 집 저 집도 말을
안 할 뿐이지 모두 시한폭탄 같은 갈등을
안고 살 경우도 생긴다.

서로 참고 이해하고 배려하고 사는 삶
이기에 순탄해 보이고 평온해 보일 뿐이다.

돈이 없다고 이혼하고, 성격이 안 좋다고
싸우고 갈라 선다면 세상 사람 거의 모두
이혼하고 함께 사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더니 요즘은 사람 마음 읽기가
더욱 어렵다.

드라마를 배울 당시엔 사람 마음을 잘
읽어야 드라마 대사를 용이하게 잘
쓸 수 있다고 해서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나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구석이 있다.
' 나도 모르게~' 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다만, 본래의 천성과 그간 습득해 온
다양한 지식과 올바른 지혜가 몸에
습관처럼 배인 사람의 마음은 올곧고
변질이 될 수 없음을 안다.

악한 마음을 지닌 사람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어도...

경제력과 외모도 중요하고 무시할 수
없는 것이지만,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 씀씀이가
아닐까 생각 한다.

사람 마음 씀씀이에 따라 지옥과 천당같은
행복과 불행을 맛보게도 될 터이니...

(2022. 7. 13.수/ 글. 사진- 김영순)

#사전-마음 씀씀이/ 어떤 일이나 사람에게 마음을 쓰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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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올해 4월 초. 시댁 부평에 갔다가
주유소에 둘렀던 경유 가격.
7월 현재 ￦2,200원대에 접어 들었다.
자동차 기름값을 비롯해 모든 물가가
올라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