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아름다운 사람들

안젤라-정원 2007. 6. 2. 08:10

- 아름다운 사람들-


세상엔 아름다운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거리 곳곳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그저 모두가 그 사람이 그 사람인 것만

같고, 특별한 사람 같지 않고, 모두가 별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사람들로 보이지만,

실상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작은 관심을 기울이다 보면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곳곳에 산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는 곳이 아파트이다 보니 아파트 주변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을

비롯해서 상가나, 공공기관, 병원, 은행, 음식점 등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람들의 행동을 눈여겨보게 됩니다.


날이면 날마다 대걸레와 빗자루와 양동이를 들고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청소하시는 아주머니. 청소하시는 분들은 연세가 지긋한 할머님 또래 분이

대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분들은 이마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누가 보고

있는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닦고, 문지르고, 주위를 항상 깨끗이

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시는 걸 보게 됩니다. 가끔씩 얼마나 목이 마를까

싶어 시원한 물 한잔이나 음료수를 건네 드리면, 정색을 하시며 거절을

하는 분도 계시고, 아주 고마워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의 어머님 또래 분들이시기에 애잔한 마음도 느끼게 합니다.


외출을 하다가 만나게 되는 야쿠르트 아줌마 또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노란 수레에 가득 야쿠르트를 싣고, 노란 복장의 옷을

입고, 하루 온종일 뙤약볕을 오가며 야쿠르트를 배달하시는 그 분들의 노고를

생각해봅니다. 늘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에서 건강한 아름다움과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엿보게 됩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각자가 맡은 직장에서 열심히 나름의 직분을 이행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나 음식점이나 백화점, 대형 할인마트 등에서

하루 온종일 서서 일하는 여성분들을 보면 존경심과 함께 경이로움까지

느끼게 합니다. 저 또한 그런 곳에서 일을 해본 경험이 있어 그 분들의

애로사항과 고충 등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루 온종일 밀려드는 고객들의 주문과 성화에 짜증 한번 부릴 수 없는

직장생활의 애환이란 것이 말로다 형언하기 힘든 고통이 서려있다는 것을

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아도 그 분들의 얼굴 표정에서

때론 힘겨운 삶의 전쟁터 같은 모습을 읽게 됩니다.

산다는 건, 마치 폭탄이 터지지 않는 고요함 속에서도 늘 긴장과

살벌함이 느껴지는 전쟁터와도 같으니까요.


병원에서 장기 입원환자나 중병에 걸린 환자들을 간병하는 간병인들 또한

쉽지 않은 일을 선택해서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이라 생각됩니다.

그 분들 또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는 분들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 식구, 내 가족을 간병하는 일도 힘든 세상에 생판 얼굴도 낯도 익히지 않는

환자를 간병하는 일은 보통의 인내심과 어지간한 소신이 없이는 해내기

힘든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리 돈을 받고 하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혹여 병원균이 간병인의 몸에까지 침투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을 텐데...


물건을 판매하는 영업일을 담당하는 분들이나 보험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또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서 인간적인 정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합니다. 영업일과 관련해서 일을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판매라는 것은 잠시 동안은 반짝? 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이어서 지속적으로 영업활동을 하기란 무척 힘이 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며, 친인척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되기도 하고,

지인이나 친구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구걸 비슷한 부탁의 말을 건네야

할 때도 있으니 사람 우습게 되는 건 시간문제이기도 합니다.

‘ 저 사람은 평소엔 연락도 없더니... 아쉬울 때만 찾아온다.’

는 말을 서슴없이 들어야 하며 자신에게 상처 되는 말도 꾹 참고

받아들여야만 비로소 영업 판매 일을 시작 할 수 있기도 합니다.


남성분과 달리 여성들은 결혼 후, 직장 생활을 계속하기란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산재되어 있습니다. 남편의 뒷바라지는 물론, 아이를 낳아야 하고,

아이를 잘 키워야 한다는 강박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시댁의 갖가지 행사에 참석해야 하고, 친정에도 그동안 키워주신 부모님의

노고에 작은 성의나마 표시를 하고 살아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공통된

주부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부들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결혼한 주부들이 직업을 갖고자 할 때, 그나마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분야가 영업 판매 쪽의 일이라 생각됩니다. 대형할인마트나 백화점 등에서

하루 온종일 제 자리에 서서 목이 터져라 물건 하나라도 팔아 보려고

목이 쉬는 줄도 모르고, 힘차게 외쳐대며 일을 하는 사람들.

쉴새없이 허리를 90도 각도로 구부리며 마치 로봇처럼 이리저리 친절하게

안내를 담당하는 여사원들의 모습도 그냥 지나치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

화장품 가게나 옷, 신발, 가방 등을 판매하는 사람들도 자주 쳐다보게 됩니다.

그리고 보험업계에서 종사하는 여성분들도 많음을 보게 되고요.


직업전선에 뛰어드는 여성들 중에는 자신의 삶을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서

직업을 갖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각자의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로써

집안 경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서 직업전선에 나서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들은 그러한 나름의 사연을 안고도 겉으론 내색을 하지

않으며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남자의 아내로써, 집안의 며느리로써, 아이의 엄마로, 직장의 일을 담당하는

여성으로써 각자의 삶에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은 가장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일하는 여성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모두가 멋지고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오로지 내 자식만을 위해, 이리저리  쪽집게 학원과

고액과외비를 지출해가며 아이들을 공부에만 몰아가는 주부들의 모습이라든지

웰빙만을 생각해 값비싼 농산물로 밥상을 차리며, 건강에 대한 지나친 양상으로

겉모습만을 중시하며 가꾸는 일. 성형에의 몰입이라든지 얼굴 마사지와 몸매

가꾸기에 혈안이 되어 성형외과나 헬스장으로 출근 도장 찍는 사람들.

고가의 화장품만을 선호하는 일부 몰지각한 주부들의 모습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 몰려다니며 백화점 쇼핑으로,

스포츠 센터로, 고급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남 애기에

하루해를 보내는 여성분들의 모습 또한 눈에 거슬리는 경우도 봅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바람직하게 사는 모습인지...

가끔은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을 둘러보며, 나를 되돌아보는 것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름다움이란 고급 향수를 뿌려 향기로운 냄새를 풍긴다고 해서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으며, 값비싼 화장품으로 곱게 화장을 하고,

화려한 명품 옷에 명품 가방에, 최고급 메이커 신발을 신고,

고가의 보석들을 여기저기에 주렁주렁 걸친다고 해서

결코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밤잠을 제대로 못자고, 하루 온종일 종종대며 집안 일과 직장 일을 하느라

얼굴이 누렇게 떠서 피곤함이 산재되어 있다고 해도 삶에 대한 확고한

자세와 열과 성의를 다하는 모습을 본다면 삶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무런 보상을 바라지 않고, 남을 위해 봉사하는 천사같은 마음씨를 지닌

사람들은 더없이 아름다운 사람들이란 생각을 합니다.

 

남편 뒷바라지와 아이를 키우면서도 자신의 미약한 힘이나마

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현장 리포터에 응모한 시민 명예 기자 여러분들

또한 아름다운 사람들임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각자의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며 보다 나은 가정, 나날이

발전하는 사회가 이룩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007. 6. 2. 토)

 

(글쓴이: 인샬라- 정원/ 실명: 김 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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