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산골일기-쓰레기와 스티로폼 활용

안젤라-정원 2021. 7. 28. 22:35




★산골일기-쓰레기와 스티로폼
박스 활용★

도시의 아파트에 거주할 때는
쓰레기 때문에 골치 아프거나
신경 쓰는 일이 많지 않았다.
내 몸과 마음이 내키는데로
시간을 내면 되었다.

집안 쓰레기를 분류해서 아파트
공용 쓰레기 분류 수거장으로
갖다 두면 되는 일이었다.
음식물 쓰레기도 마찬가지였다.
제휴 교통 카드를 구입해 내가
버린 음식물의 양만큼 해당 요금을
제하고 나오는 시스템이었다.
일만원을 충전해서 약 2년을 살다 이사왔다.

산골로 이사오면서 시골은 어떻게
쓰레기를 버리고 수거해 가는지
궁금했다. 집안에 가스 시설이 없어
캠핑용 가스 버너를 사용해 음식을
만드니 분류 수거 쓰레기도 많이 나온다.
인덕션도 사용하지만 전기 문제가
있어 필요할 때만 이용한다.

전입 신고를 마치자 마자 면사무소
담당 직원이 쓰레기봉투 20리터짜리
한묶음과 시장 가방, 핸드크림 등을
선물로 주었다. 이사 기념으로 무료로
제공 되는 혜택이다.

이사 오는 날 이삿짐 센터에서
쓰레기 봉투 큰 것이 필요하다고
해서 우리는 따로 구입한 것도 있었다.
이삿짐을 상당 부분 버리고 정리
하면서 왔어도 막상 이사와서 짐을
풀고 산골에서 살다보니 생각보다
쓰레기가 많이 나왔다.

일일이 매번 장을 볼 수가 없으니
야채 과일, 일반 공산품들은
박스로 구입하게 되는 경우가 잦다.
식구는 적어도 이사 온지 얼마 되지
않으니 손님 치를 일이 자주 생겼다.
그만큼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면
쓰레기는 덩달아 따라왔다.

월요일 아침엔 일반 쓰레기와 수요일
아침엔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해 간다.
쓰레기 수거하는 곳은 마을 입구로
들어서는 다리 밑이다. 버스 내리는 곳
근처라서 가파른 비탈길을 한참을
내려 가야 한다.

쓰레기를 분류해 남편에게 건네면
남편은 쓰레기 봉투를 차에 싣고
출근 길에 다리 밑에 내려놓고 간다.
그러니 쓰레기를 분류해 내 놓을 때
마다 나는 죄인 아닌 죄인같은
심정이 되고 만다. 미안하기도
하고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것에
반성도 해 본다.

산골로 이사와서 살다보니 불편한
점이 많다. 더 나이 들어 이렇게 깊은
산속으로 이사오면 안될 것 같은
생각도 든다. 도보로만 지내기엔
많이 불편하다. 자차가 없으면 살기가
힘든 곳이 산골이라 생각된다.

어쨌거나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이것저것 궁리를 하고 실행하며
살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마당
뒤쪽 깊게 구덩이를 파서 묻어 둔다.
멧돼지와 뱀. 너구리. 두더지도
있다고 해서 걱정이 된다.
들고양이들이 수시로 들락 거리고
헤집어 놓기에 쓰레기 보관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음식물 쓰레기 냄새를 맡고 벌레와
동물들이 집 근처에 다가올까 싶어
처음엔 모두 쓰레기로 내다 버렸다.
그러다 보니 쓰레기 양이 많았다.

어쩔 수없이 음식물 쓰레기는 땅에
깊게 묻어 후에 퇴비로 이용하기로 했다.
산골은 대부분 퇴비로 재활용 한다.
일반 쓰레기는 모았다가 마당 한쪽에
큰 알루미늄 통을 구해다 덮어 놨다.
동물들이 건드리지 않게 무거운 것을
올려놓고 보관하다 쓰레기 분류
수거일에 봉투에 담아 버리기로 하였다.

보일러실 안과 밖에 창고가 있지만
쓰레기는 보관할 수가 없다. 보일러실
안은 물탱크가 자리하고 있어 항상
습기로 젖어 있다.  창고와 비닐하우스
또한 문이 없어 비가 오면 젖기 때문에
난감하다. 어쨌거나 지금은 쓰레기를
요령있게 배출하며 살고 있다.

5일장이 서는 읍시장엔 물건이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택배로
주문한다. 여름철이다보니 스티로폼
박스에 아이스팩을 넣어 물건을
보내 준다. 택배 물품도 박스 용량만큼
주문해야 무료로 배송해 준다.

오늘은 양파와 감자가 도착했다.
여름철이라 보관 장소가 마땅치 않다.
궁리끝에 양파를 깨끗이 씻어 놓은
스티로폼 박스 안에다 보관했다.

스티로폼 박스를 잘 닦고 말려서
그 안에 양파를 보관하고 신발장
밖에다 큰 돌로 위를 눌러 놓았었다.
7월2일자로 양파를 넣어 보관했는데
오늘까지도 하나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 싱싱하게 보관 되어 있다.
25일이 지나도록 이상없이 보관이
잘 되어 있다.

안에 아이스팩을 넣으면 안된다.
물기가 생기면 젖어서 상한다. 
냉장고보다도 보관이 양호하다.
신기한 상황에 나는 무척 놀라웠다. 
이런 방법이 있었다니...
(하긴 내가 연구한 방법이다.ㅎㅎ)

장마철이라 그렇게 비가 많이
왔는데도 안에 하나도 비가 들이치지
않았다. 습기에 젖지도 않았고
무더위에 상하지도 않았다.
이렇게 이상적일 수가 있나? ㅎㅎ

스티로폼 박스 또한 쓰레기로 분류
처리하다 보면 부셔서 버리기도
애매하고 난감하다. 이런 방법을
쓰다가 스티로폼 박스가 지저분해 지면
그때 가서 버리면 될 것 같다.

여러분들도 유용하게 사용해 보면
좋겠다. 해가 많이 들지 않은
베란다 같은 곳에 양파나 감자 같은
작물을 스티로폼 박스 안에 넣으면
오랜 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다음번에는 토마토가 많이 익게 되면
그 안에 보관해서 상태를 살펴 볼
예정이다. 토마토 같은 작물은
냉장고에 보관하면 금방 물러지고
맛이 없기 때문이다. 토마토 작물에
매달려 있는 것도 한계가 있기에
시범 삼아 해 봐야겠다.

궁하면 통한다고 머리 쓰는 일이
자꾸 생긴다. 날마다 사는 일이
드라마틱 하다. 재밌기도 하고
신선함도 있네? ㅎㅎ

(2021.7.27. 화/ 글: 김영순-정원)

★궁하면 통한다-몹시 어려운
처지에 이르게 되면 도리어
해결할 길이 생긴다는 말 ★

★사진설명-양파를 스티로폼 박스
안에 넣어 보관한지 25일이 지나도록
단단하고 싱싱하고 하나도 변함없이
그대로 있다. 놀라웠다.
무슨 원리인지는 몰라도
보관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