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산골이야기-함박꽃/작약꽃이 폈어요.

안젤라-정원 2023. 5. 21. 17:06

★산골 이야기-함박꽃(작약꽃)이 폈어요 ★

전국이 흐리고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는 빗나가고, 흐린 날씨가 이틀동안 이어졌습니다. 오늘 아침에서야 맑은 햇살이 마당으로 내려 앉았습니다.

거실 안은 좀 쌀쌀한 기운이 있어 조끼를 입고, 마당에 나가보았습니다. 어제 봐 둔 작약꽃의 꽃몽오리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제 예상대로 작약꽃이 감췄던 미소를 드러내며 환히 웃고 있었어요. 어제까지만 해도 매사 수줍은 듯, 뭔가를 감추고 있다가 팍~ 터트릴 
기회 만을 엿보는 모습 이었거든요. 

드디어 오늘이 기회다! 라고 호시탐탐 기다리더니, 비장의 무기라도 꺼내 보이듯, 환하고 밝게 이를 드러내고 함박 웃는 모습이 무척 예뻤습니다.

꽃으로 위로 받고, 꽃으로 위안 받고, 꽃으로 생기를 찾고, 활기차게 움직이고자 노력했던 결실이 
보람되게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하나의 꽃이 피었다가 지고 나면 아쉬움에 마음 한 구석이 뻥~ 뚫린 듯 한 공허감이 있었는데, 참 신기하게도 다음에 필 꽃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산골의 봄은 기다림과 그리움이 공존하는 계절의 순환입니다. 자연의 법칙에 따라가는 순리의 착한 본성인 듯 합니다. 

어디 한 구석. 쓸모없는 땅이 없고, 쓸데없이 피어나는 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마다의 예쁨과 색깔로 자태를 내뿜고 어김없는 자연의 순환을 지키며 실천하며 살고 있습니다. 

산골에서 세 번째의 봄을 맞고 있는 저희집 마당엔 꽃들의 향기로 그윽 합니다. 무슨 꽃에서 나는 향기인지 
잘 모를 때가 더 많지만, 그윽한 향기로 인해 기분이 상쾌해 집니다.

새들도 본격적으로 짖기 시작 했어요. 때까치라는 포악한 새의 울음소리는 기겁을 할 만큼 소름이 끼쳐 지지만, 뻐꾹새나 이름모를 새들의 지저귐은 
숲속의 적막함을 달래주는 친구같은 목소리로 정겹습니다.

가끔 새똥으로 인해 일거리가 많아지고 지저분하고 더러워 보여서 짜증이 
날 경우도 있지만, 그 정도는 산골에서 애교로 봐 주고 있습니다. 

이사오던 해 아침에 나무데크 앞에 새들이 죽어 있는 걸 몇 번 봤습니다. 아마도 유리창에 부딪혀 처참하게 
죽은 게 아닐까 싶어 마음이 심히 아팠습니다. 

안채 거실 창문엔 밤이면 스크린을 치고, 별채엔 뽁뽁이를 붙여 안을 들여다 못보게 막아 놨더니 이 후, 
그런 새의 충돌 현상은 사라졌더군요. 

오늘은 함박꽃인 작약에 올해에 
꽃이 처음 핀 날이어서 제가 조금은 흥분했나 봅니다. 마음이 설레고 기쁘고 예뻐서, 기록하고 자랑하고 싶어졌어요. 

함박꽃을 누가 그리 이름 지었는지... 정말 함박스럽게 웃는 모습을 닮은 작약꽃이 탐스럽고 신비로워서 
자꾸만 들여다 보게 됩니다. 

오늘은 하는 일없이 바쁘게 지낼 것 같습니다. 눈에 꿀이 마구 떨어질 것 같습니다. 봐도 봐도 어여쁜 꽃에 꿈결같은 환상의 시간을 보낼 것 같습니다.

너무 자랑이 지나쳤나 봅니다. 
이해와 용서를 바랍니다. ㅎㅎ
좋은 하루 보내세요.

( 2023. 5. 20.토/ 글. 사진 - 김영순)
#새의충돌 #함박꽃 #작약꽃
#산골의봄 #계절 #자랑 #작약꽃몽오리 #미소 #자연의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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