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불량주부-
최근에 드라마라곤 거의 보지 않던 내게 근래에 재밌고도 일상의 일들이
공감대로 전해오는 드라마 한 편을 발견했다.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 ‘홍콩 익스프레스’ 또한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카리스마가 넘친 진지한 연기로 인해 흥미를 느끼던 차
발견한 드라마라 더 반가웠다. 더군다나 ‘홍콩 익스프레스’에서
주인공으로 나왔던 탤런트 차인표님의 실제 부인 신애라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라 그런지 호기심이 가고 흥미로운 느낌이다.
확 벌어진 입만큼이나 환한 미소를 띠며 통통 튀는 이미지의 신애라.
극중 최미나(역: 신애라)로 나오는 그녀는 결혼했음을 숨기고,
입사원서에 미혼으로 적어놓고 취업전선에 나서게 된다.
최근엔 본사로 발령받고 일을 인정받아 승승장구하고 있는 중이다.
최미나의 남편 구수한(역: 손창민)은 실직으로 인해 취직자리를
알아보던 차 취업이 여의치 않자 먼저 취직이 된 아내대신 손수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와 육아, 살림 등을 도맡아 하며 전업주부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좌충우돌 일상을 부대끼며 집안일을 배워나가는
중이다. 때로는 덤벙대고, 실수 연발에 주부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재치 있고도 코믹한 웃음으로 재미있게
극의 전개가 이뤄지고 있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 같다.
드라마를 보다보니 부부란 참 미묘한 갈등의 요소를 지닌 부분이
구석구석에 산재되어 있음을 느낀다.
어느 순간, 어느 때, 어느 곳에서 갑작스런 복병처럼 나타나 서로의
잘못을 탓하며 앙숙인 관계로 이어지기도 한다.
부부이기에 더 말하기 곤란하고 속마음과는 달리 겉으로 표현되는
부분에서 분노가 솟구치기도 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먼저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주기를 바라게 된다.
불량주부에서는 아내대신 남편이 주부역할을 하다보니 주부들의
애환과 노고를 어느 정도 일정부분을 빗대서 보여주는 장면이 많다.
‘아, 맞아. 남편들이 실제로 살림을 맡아 하다보면 주부들의
애로사항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텐데...’
그런 반면 아내 또한 직장 일을 하다보니 돈버는 일이 만만치 않음을
절실히 깨달아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남편 구수한은 집에서 살림을 하다보니 밖에서 일하는 아내 최미나에게
시시콜콜 잔소리를 하기도 하고, 퇴근시간을 체크하기도 한다.
바쁜 일과와 피곤함을 핑계로 부부관계를 회피하는 부인에게
짜증과 함께 남편을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고는 버럭 화를 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여느 가정의 모습과 남녀의 역할 구분만
바뀐 상태라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어제의 방영분에서는 구수한과 최미나 분이 침대에서 비디오를
함께 시청하는 장면이 나왔다. 한국영화 '정사' 장면을 보고 각자의
머릿속에 그려 넣는 '동상이몽(同床異夢)' 의 데이트가 이색적이었다.
이웃집 아줌마(역: 유민)와 급속도로 가까워짐을 느끼고 있는
남편 구수한은 유민과의 자유로운 연애를 꿈꾸는 동안
아내 최미나는 직장의 상사인 선우(역: 조연우)와의 일탈의 순간을
상상으로나마 즐기고 있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앞으로의 전개는 부부간의 갈등의 시간을 증폭시키는 기회가
자주 전개 될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제목처럼 드라마 불량주부는 아내의 역할을 맡고 있는 최미나에게
우선 해당사항이 있는 듯 하다. (그녀는 회사 일을 핑계로 집안일은
거의 하지 못하고 신경 쓸 겨를이 없다. )
극중 전개로 볼 때 남편 구수한을 불량주부로 내몰기엔
너무도 착실하고 착한? 남편으로 설정되어 보이기 때문이다.
내가 알기론 실직을 했다고 해서 극중의 남편처럼 앞치마를
두르고 살림을 맡아 하는 남편은 드물다고 본다.
오히려 술과 노름에 빠져 식구들을 괴롭히고 폭행, 폭언을 일삼고
결국은 가정파탄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잦다.
보편적인 한국 가정의 대부분이 경제적인 부분을 거의가 남편이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언젠가는 그 역할이 바뀌는 날이 올지도
모르며 위기의 순간이 닥칠는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그 때를 대비해 남성도 집안일을 잘 할 수 있고,
여성 또한 경제적인 부담을 남편에게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서로 나눌 수 있는 상황이 손쉽게 이뤄졌으면 한다.
국가가 나서서 그런 부분에 신경 써서 많은 일자리 창출에
앞서줬으면 좋겠다.
'비 온 후 땅이 더 굳어진다.' 는 말이 있듯이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서로가 위안이 되고 격려가 되는 부부애, 가족간의 사랑의 순간들이
지속되었으면 한다. 위기의 시간들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발판이 되어
미래의 더 좋은 도약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드라마 '불량주부'의
알찬 선전을 기대한다.
(글쓴이: 인샬라- 신의 뜻대로, 정원-필명, 실명- 김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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