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에 비추인 파란 동공의 파문엔
가느다란 실오라기 여러 겹.
퍼져간 이파리엔 영롱한 이슬이
줄기에 알알이 맺혔고
그칠 새라 퍼질 새라 청아한
녹색의 향연은
푸른 창공을 향해 꿈을 심었다.
노란 꽃망울에 터질 듯이
숨겨진 미련의 보석 알들.
고귀한 넋
생명의 힘
조용히 신비의 세계를 향해 가면서...
(1977. 12. 12 여고 2)
2. -영화속 소녀-
아름다운 갈색 눈동자에
젖어있는 눈물방울을
난 보았다네.
진실과 순박한 정만이
느낄 수 있는 그 눈물을
난 함께 울었다네.
때때로 소리 높이 외치는
맑디맑은 목소리
난 들었다네.
귓속에 은은히 들리는
아름다운 멜로디
난 듣고 감격했다네.
티 없이 밝은 표정과
웃음의 동작들
난 지켜보았다네.
불행한 엄마의 행복을 위해
몸부림치는 딸의 지성을
먼 곳에 있어 갈 수는 힘들었어도
마음 중심엔 항시 그 생각이었다네.
가정의 행복을 위해 추구할 줄 아는
순수한 소녀의 깨끗한 마음을
하나님이 인간에게 내려주신
가장 고귀한 사랑을...
(1977. 8. 29. 월. 여고 2)
(영화- 길은 멀어도 마음만은 -보고 느끼며)
3. -우리네-
우리네
희뿌연 연기는 타오른다.
흐르는 등줄기의
흥건히 고인 땀을 적시고
잿빛 매연의 침체는
우리를 부른다.
손끝이 시려온다.
온 몸에 젊음의 모순 덩어리가
하나씩 이겨져 내려온다.
우리네
가슴을 넓혀본다.
마음을 열어 크게 외쳐본다.
그 많은 한숨과 눈물방울이
기쁨으로 화하기를 빌어본다.
( 1980. 8. 16)
4. -얼굴-
눈을 조금만 올리면 내 눈 앞에는
지향하고자 하는 얼굴이 있습니다.
기도하는 마리아의 청순한 두 눈동자.
다소곳이 두 손을 모금은
별빛 같은 마음이 엿보입니다.
삶에 순종하기 위해
당신 앞에 복종 된
머리 조아림을 받아 주소서.
언제부턴가 자꾸 저 얼굴을
음미하고 그 속에 담겨진
어떤 깊은 마음을 닮고 싶어 하는
마음이 배이게 되었습니다.
가녀린 여인상의 얼굴과
둥근 달빛에 둘러진 노란 너울은
수줍음을 자아내게 하고
파란 눈동자 속에
하얀 눈물이 흐를 것 같은
묵묵히 입을 열지는 않지만
그 침묵은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것만 같습니다.
(1980. 9. 28. 밤 10시 15분)
글/인샬라-정원-김영순(글쓴이: 인샬라- 정원- 실명- 김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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