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아이가 보낸 여름 방학 이야기

안젤라-정원 2005. 7. 30. 00:20

* 아래의 글은 아이가 초등학교 다니던 해에 과제물로 제출한

여름 방학에 관해서 아이가 쓴 글을 발췌해서 옮긴 글입니다.

아이 방에서 발견한 이 글을 보고는 요즘 아이들의 방학은

'학교 다닐 적보다 오히려 더 바쁘게 생활한 듯해서 힘들었겠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아주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보시기에 미숙하나마 양해를 바랍니다.


* 방학 중 할 일 *


1. 할머니 댁 방문 2. 친척집 방문 3. 여행 4. 학원가기

5. 자전거 타기 6. 예습, 복습하기 7. 공부하기 8. 과제하기

9. 축구하기 10. 농구하기 11. 팽이치기 12. 종이접기하기

13. 수학 문제집 풀기 14. 책 읽기 15. 독후감 쓰기

16. 도서관에 가서 책읽기 17. 피아노 치기 18. 바이올린 연습

19. TV 보기 20. 친구와 놀기 21. 실외 수영장 가서 수영하기

22. 등산하기 등.


- 나는 방학동안 이런 것들을 할 것이고, 여행을 소양강으로

갈 것인데, 빨리 갔으면 좋겠다. 엄마께서 방학 때에 자전거를

사주신다고 해서 나는 방학에 자전거를 매일 꾸준히 탈 것이다.


-나의 특기는 그림 그리기이다. 만화를 보고 난 뒤 그리는 것인데

방학동안 그림도 그릴 것이다. 그리고 아빠와 일요일에는 축구와

농구를 학교 운동장에서 할 것이다. 빨리 방학이 왔으면 좋겠다.

나의 방학동안에 할 일 끝.


* 이번 여름 방학 때 경주로 여행을 갔다.

경주에는 참, 볼 것이 많았다.

처음에 우리는 감은사에 가서 절터와 삼층 석탑을 봤고

감포 해수욕장에 가서 바닷속에 있는 문무대왕릉을 보았다.

바닷속에 능이 있다니 참, 신기했다.


그리고 불국사에 가서 석가탑과 다보탑을 보았다.

석가탑 안엔 석가의 이, 머리칼, 사리를 보관하고 있었다.

탑의 모양이 섬세하고 아름다웠다.

석굴암에도 가보았는데, 석굴암 안에는 석가모니가 있었다.

나는 경주가 이렇게 볼 것이 많다는 걸 몰랐다.


김유신 묘, 무열왕릉 능도 보았는데, 김유신 장군의 묘가

큰데도 무열왕릉 묘는 김유신 장군 묘의 20배 정도의

어마어마한 크기의 능이라 한다.

내가 태어나서 본 묘 중에 제일 큰 능인 것 같다.


다음날은 춘천에 있는 소양강에 갔다.

소양강 입구에서 모타 보트를 타고 청평사에 갔다.

청평사는 문화재 보물 제 164호로 나라의 보호를 받고 있다.

청평사를 가기 위해 모타 보트를 탔을 때가 가장 시원하고 신났다.


이번 여름방학 때는 아빠가 다니는 외환은행 본점에 가서

무료로 컴퓨터 PC통신, 인터넷 등 컴퓨터 강습을 받았다.

내 생일에는 엄마께서 기아 자전거를 사주셔서 자전거를

신나게 탔다. -초등 3학년 여름 방학에-  (1997. 8월에)

 

-아이의 여름 방학 이야기(2편) -


여름방학이 되어 아빠 친구 댁에 휴가를 가게 되었다.

그곳이 시골 단양이라서 무척 멀었다.

나는 완전 시골집인 줄 알고 겁을 먹었는데, 집이 우리 집처럼

깨끗하고 시설이 좋았다.

아침이면 산에 시냇물 소리와 산의 안개가 낀 풍경이 참 아름다웠다.

아침에 집 앞 개울가에서 가재도 잡았다.


내가 2학년 때 단양에 왔을 때에는 고수동굴을 갔었기에 이번에는

온달동굴이라는 곳에 가보았다.

동굴입구에는 인공 폭포수가 있고, 물레방아가 돌고 있었다.

동굴 안에는 마치 에어컨을 틀은 것처럼 시원했다.

동굴에는 커다란 얼음 덩어리가 고드름처럼 바위에 붙어 있었다.

온달과 평강공주라는 동굴 이름을 따서 온달동굴이라고 한 것 같다.


단양의 자랑거리인 구인사 절에도 갔었는데, 구인사는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큰 절이었다.

옛날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가 대단한 걸 느꼈다.


* 영화 감상 보고서 *


이번 여름 방학동안 엄마와 함께 안양에 있는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4편을 보았다.

나홀로 집에 3, 타이타닉, 여고괴담, 퇴마록을 보았다.

나홀로 집에 3를 보는데 너무 웃기고 재미있어서 웃는 바람에

배가 다 아팠다. 주인공의 재치와 슬기가 아주 멋졌다.


타이타닉은 정말로 감동적인 영화였다. 그렇게 큰 배가 빙산에

부딪쳐 침몰할 때에 사람들의 아우성들이 아직도 귀에 들리는

것 같다.


여고괴담은 무섭다고 소문난 영화라서 더 보고 싶어 갔는데

막상 보고 나니 등골이 오싹해지고, 너무 잔인하고 무서웠다.


퇴마록도 여름이라 무서운 공포영화만 골라서 보면 제맛이 나고

무섭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서 보았지만 무서운 게 아니라

징그럽고, 소름이 끼쳤다. 영화 내용도 잘 연결이 되지 않은 것

같고, 내용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중에 영화 팸플릿을 보고

엄마 이야기를 들으니 이해가 되었다.

 

공포 영화 본 것은 괜히 헛수고만 한 것 같다.

다음에는 공포 영화보다는 좋고, 감동적인 영화들만 골라서

보러 가야겠다. 마음속에 좋은 장면만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초등 4학년 여름 방학에-1998. 8월)

 

* 다음번엔 제가 보낸 여름 방학 이야기 편을 블로그에 올리고자 합니다.

이전에 썼던 글인지라 초창기의 다음 칼럼 독자분은 보셨을 걸로 생각되어

뉴스레터는 보내지 않으려 합니다.

시간 되는 대로 방문하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음악/=제롬= -decoction- -복된 한주를 열어 가소서!~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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