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남북정상회담과 친정아버지

안젤라-정원 2018. 4. 28. 19:24

 

 

 

★ 남북정상회담과 친정아버지 ★

 

★ 조금전 평화의 집 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측의 김정은 위원장에게 건배를 제안했다.

 

" 자유롭게 오갈 수있는 그날을 위하여~ "

 

' 쨍 ' 하는 소리가 귓가에 짠하게 들리는 듯

벅찬 마음이 들었다.

 

오늘은 역사상 매우 의미있는 날이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렸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합의와 남북정상 부부만찬 회동

생중계 방송을 보고 있으니 오래전 돌아가신

친정아버지가 생각났다.

 

아버지의 고향은 판문점 바로 윗동네인 황해도 옹진군이다.

늘 고향을 그리워하고 부모님과 여동생의 안부를 궁금해하며 눈물짓던 친정아버지는 42년전 사고로

아버지 연세 46세 되던 해에 돌아가셨다.

 

아버지와 함께 했던 기억이 많지 않은 나.

작은 아버지와 단 둘이 피난 나와 인천에서 실향민으로

살아가셨던 아버지의 강한 생활력을 본받고 싶다.

 

너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셔서 안타깝고

원망도 많이 했다. 아버지가 살아계셔서

좋은 소식과 함께 북녘땅을 밟는 순간이 왔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저 세상에서라도 오늘은 뜻깊고 의미있는

역사적인 날이 되리라 믿어본다.

( 2018. 4. 27. 금 )

 

♥ 사진~ 1966년경 월남(베트남)에서 돌아오시던날

김포공항에서 찍은 아버지 모습. 어린날 아버지의

멋진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흰모자를 쓰셨는데

흑백사진이라 보이지 않아 아쉽다.

당시 아버지는 30대 중반의 연세였을듯.

 

♥ 바닷물과 아버지 ♥

 

땅끝 마을 끝에서 바라봤던

검푸른 바닷물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바라봤던

바다 끝 머리에서 퍼져오던

아름다운 노을 서린 바닷물

 

끝이 없을 것만 같은

파아란 물이 넘실대던

경포 앞바다에서 바라보던 바닷물

 

죽음의 사체가 바닷속에

수장되어 형체조차 없이

바위 하나 솟아있던

감포 해수욕장에서

바라봤던 바닷물

 

내가 태어나고 자란

뿌옇고 잿빛 머금은

어두움을 더 많이 닮은

인천 앞바다 연안부두를

내려다보던

자유공원 팔각정 위에서

바라봤던 바닷물

 

바다란?

내게 있어 씻어 내리지 못할

아픔과 노여움이 서려

 

새벽 찬바람과 찬이슬을 맞아가며

자전거에 몸을 의지하신 채

새벽길을 총총히 나가시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죽음이

처참하게 일그러지던

바닷물의 아픔이 되살아나...

 

*자작시~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