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산골일기-자연인과 귀촌생활

안젤라-정원 2021. 7. 6. 21:42




★산골일기-자연인과 귀촌생활★

7월초부터 장마가 시작 되었다.
산속에서 맞는 빗줄기는 위력이
대단하다.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질 때면 가까이에서 '쿵~ 쾅~
우르릉~ 번쩍! ~ 소리가 땅 지면을
치고 박고 나오는 굉음으로 진동한다.
한마디로 무섭다는 말 밖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육십 평생을 살아왔어도 그렇게
매섭게 때려 대는 천둥 번갯불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다. 갑자기 전기까지
나가 주위가 온통 깜깜해졌으니
두려움은 극에 달했다.

산속에서 전기도 없이 혼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무서울까?
괜한 남 걱정까지 하게 만드는 곳이
산골 생활이다.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던 지난 주말.
전기가 나가 확인차 밖에 나가기 위해
현관문을 열었다가 마침 '번쩍' 하고
때리는 벼락 소리에 황급히 놀란
남편과 나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얼마나 놀랐는지 숨이 쉬어지지를
않았다. 도회지에서 21층짜리 아파트
꼭대기 층에서 15년을 살았어도
이리 큰 굉음은 처음이었다.

산으로 둘러 쌓여 있는 곳이니
하늘과 산이 맞닿은 거리의 폭이
집과 가까이 있는지 지붕 위로 마구
때리는 듯한 소리의 폭과 진동의
크기는 짐작하기 조차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날이면
반짝하고 떠 있는 태양이 눈부시게
햇살을 비추는 것이다. 극과 극의
날씨가 변덕의 진수를 맞게 해주는
것 또한 이곳 산골 생활이다.

오늘 '아침마당' TV 방송에서는
'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에서
10년째 자연인을 만나 인터뷰하고
산속에서 생활하는 일상을 소개하고
있는 윤택씨가 출연했다.

'기억나는 자연인이 있느냐? 라는
진행자의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자연인의 대부분은
사연이 있어 산에 들어 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중에 자연인 한 분은 자살을 하기
위해 산속으로 들어왔다가 나무에
목을 매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노을의 아름다움에 반해 죽지를
못했다고 한다. 죽더라도
며칠 있다 죽어야지 생각하고
장에 나가 텐트를 사다가 산속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이후로 자연인의
삶이 시작 됐다고 전했다.

귀촌이나 귀농을 하기 위해선
미리 준비를 하고 '한달 살기 체험'
또는 일년이나 2년간 월세나 연세를
내고 집을 빌려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도 들었다.

물론 미리 체험해보고 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겠지만
나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그리 되면 귀농과 귀촌이
힘들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편리한 생활을 했던
사람들은 농가나 산속에서의
생활이 쉽지 않다.
아무리 잘 지어진 곳이라도
어딘가 불편하고 적응하기가 어렵다.
아주 잠깐의 감성은 이성을 이기기가
힘든 것이다.

나같은 경우도 밀어 붙인 남편의
불도저식의 추진력이 아니었다면
나는 결코 산속으로 이사 오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나는 아무것도 할 줄은 몰라도
대충 눈으로 봐 두고 어디든
적응하는 필살기? 는  있었다.
남편은 새로운 여러가지 직업을
통해서 약 십여년 간은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 한 경우였다.

이사 오면서 이전의 경험은 많이
도움이 되었다. 새롭게 배워가는
과정도 많으나 막상 닥치면 이것저것
찾아보고 연구해 본다. 만져보고
고쳐서 제자리로 돌리게 만드는
산골생활의 재미가 흥미롭기도
한 것이다.

작은 텃밭이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과 먹을거리를 손수
경작해 만들어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라나는 과정에서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식물이 신기하다.
방금 딴 먹거리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맛도 신선하고 맛있다.

이전부터 시골이나 산골로 가고
싶어 하는 분들은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연습삼아 움직여 보기를
권한다.

제일 먼저 운전을 했으면 좋겠고,
농작물을 조금씩 키워 보면
좋을 것 같다. 조금 더 시간과
여유가 생기면 건축관련 일도
경험해보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자연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 욕심내지 않는
적정한 선에서 하고자 하는
성취 욕구가 필요하다.

은퇴 후 귀농이나 귀촌의 삶은
무리한 욕심을 가지게 되면
노후가 더 힘들어 진다. 건강에도
해를 끼칠 수가 있다.
넓은 터에서 농작물을 가꾸다
보면 노동의 댓가가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쑥쑥 자라나는 풀들과의 전쟁.
벌레와의 싸움. 때맞춰 신경써야
되는 많은 일들로 몸과 마음이
지치기 때문이다. 이제는 활동할
수 있는 나이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조금씩 마음을 덜어내고 욕심을
줄인다면 평화롭고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가 있다.
이곳저곳에서의 나름의 재미도
생겨나는 곳이 산골 생활이라
말할 수 있다. 대신 불편함은 늘
안고 가는 숙제라 생각 된다.
불편함을 감수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귀농 귀촌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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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7. 6. 화/ 글: 김영순-정원)
★ 사진설명- 집마당 위로
비비추꽃이 피었다. 남편이 풀을
베고 정리하다가 알았다. 바람결에
실려온 은은한 향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백합향과 비슷하나
연한 향이다.
★ 가지가 언제 열리나? 궁금하던차
연한 보라색꽃이 피더니 고구마
크기만한 가지가 열렸다. 좀더 크면
따다 반찬해야겠다. 가지는 장을
편안히 하고 부드러운 식감으로
남편이좋아하는 반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