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라를 망하게 한 꽃으로
천대받던 개망초가
집 뒤뜰에서 제멋대로 자란다.
쑥대머리가 따로 없구나
이리저리 쑥쑥 키재기에
시간과 열정을 바쳤구나.
창문 너머 너의 무리들이
휘감아 도는 저녁 햇살에
눈부신 날이 서럽구나
어여쁨도 넘치면 질투가 되고
무리지어 피면 어지럽단다.
개망초 너희가 그렇다.
남 얘기 할 때가 아니란다.
이제 그만 나대자.
자연에 양보하기엔
현실이 고달프구나
잠시만 꽃병에 매어 있으렴.
천시받던 줄기는 세우고
곧게 뻗은 허리는 좀 숙이렴
노란 계란꽃 망울은 펼치려무나
흔하디 흔한 개망초가
뒤뜰에서만 뽐내면 되겠니?
흙이랑 바위랑도 겨루고
나랑도 이겨 봐야지.
꽃병속 안은 어떠니?
자유를 박탈당한 기분이
아마도 죽을 맛일거야.
산다는 건 고통도 느끼는 거란다.
고마워. 미안해. 용서해.
(2021.6.28.월. 글/김영순-정원)
★사진설명- 뒤뜰에 마구잡이로
피어 있는 개망초 때문에 다닐수가 없다.
어쩔수없이 일부는 베어 버리고 아까워
나물 뽑듯이 대바구니에 담아 놓았다.
근사하네. 고맙고 미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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