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역지사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안젤라-정원 2005. 4. 7. 21:22

- 역지사지(易址思之):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자 -


만화 한 토막.

항상 남들의 길이와 넓이를 재고 다니는 10센티짜리 자가 있었다.


10원짜리 동전이 하는 말 "너무 재지 마."

자가 하는 말 "지우개야 넌 4센티미터 짜리...”

연필에게 하는 말 "넌 6.3센티미터 짜리..."

동전에게 하는 말 "잰 3센티도 안돼!"

"10센티도 안되는 것들이 까불고 있어!"


다들 10센티짜리 자가 수치로만 평가하는 것이 불만이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두~둥. "얘, 나 좀 보자! "

저울이 자를 머리위로 휙 올려놓고 하는 말.


" 쳇, 뭐야? 5그램짜리 밖에 안 되는 놈이잖아?

상대도 하지 말아야겠군!! 난 10킬로도 넘어!"

휙 하고 자를 던져 버린다.


그 일이 있은 후부터...

10센티 자는 타인의 길이를 재는 일보다 남의 장점을

먼저 찾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짧은 만화 한 토막을 보면서 중학교 적에 아버지와 함께 마루에

나있는 창문에 (도둑 방지용 창살) 페인트를 칠하던 생각이 났다.

나는 마루 안에서 페인트칠을 하고 아버지는 대문 밖으로 나가셔서

나와 마주보며 페인트칠을 하셨다.

페인트 붓이 칠해질 적마다 내 눈에는 자꾸 밖에 있는 옆 선사이의

칠 하다만 붓 자국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자꾸만

내 쪽의 페인트칠이 제대로 칠해지지 않았다고 지적하시는 것이었다.


‘내 눈엔 아버지 것이 자꾸 눈에 보이는데....’


결국은 아버지와 자리를 이동해 확인해 보면서 우리는 웃고 말았다.

서로가 칠하다만 붓 자국이 선명해 보인 것이 확인 되었기 때문이었다.

페인트칠을 하면서 부녀는 서로의 지적에 더 열심히 깨끗하게 칠해서

새 창살을 맞게 되었다.


사람들은 흔히들 내 눈의 티는 못 보면서 남의 단점만을 지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경우가 많이들 있다.

특히나 심한 곳이 정치판 일수도 있겠다.

자신의 티는 못 보면서 상대방의 단점들을 꼬집어 인신공격을 일삼는다.

자신의 것과 남의 지적해준 것을 올곧게 받아들여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들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예민한 정치얘기로 나가게 됐지만...


나는 일년 전에 모 금융기관에서 은행여직원의 권유로 예금을

들어둔 게 있었다. 아이의 중학교 입학금으로 쓰기위해 조금씩

여축해 둔 것이었다. 마침 만기가 되어 돈을 찾기 위해 은행을 방문했다.


그런데, 1년 후, 예금을 찾아보니 이자는 고사하고 원금에서

십 만원 이라는 거금이 빠져 나간 걸 알게 되었다.

새로 생긴 예금 가입에만 신경 쓰느라 정작 자세한 설명은

곁 들이지 않고 무조건 가입하게 한 은행여직원의 실수였던 것이다.


나는 너무나 억울하고 화가 나서 집에 와서 전화통을 붙잡고

하소연하면서 애매한 책임자가 무안할 정도로 마구 악다구니를 쳐댔다.

그 분은 "억울하시겠지만.... 증시가 그런 바람에....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소리만 되풀이 했다.

나는 참을 수가 없어서 원금이라도 돌려받아야겠다고 다시 전화를 했다.


그랬더니 다른 책임자 분이 묵묵히 듣더니

'정말 죄송하고 어떻게 해야 고객의 마음을 위로할지 모르나

앞으로 많이 연수 시키고 참고 하겠다면서 돈으로 환산은

해 드리지 못하나 기념품이라도 보내 드릴 테니 받아 주시면 고맙겠다.'

는 말로 사죄를 해왔다.


‘까짓 기념품이 얼마나 되겠냐?’


그걸 알면서도 순간, 나는 모든 화가 눈 녹듯이 풀어지면서

너무 부끄러움을 느꼈다.

실은 나도 십여 년 전에 모 금융기관에서 근무했던 직원이었던 것이다.

은행에 근무했을 당시엔 무턱대고 화를 내는 고객들이 밉고 싫어서

직장 생활의 회의까지 든 적이 무척 많았었다.


헌데...그랬던 내가?

안에서 근무할 때의 직원의 입장과 밖에서 본 고객이 된 나의 입장과는

그렇게 다른 것이란 걸 실감하는 경우였던 것이다.


‘잠시 내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질 못했구나?’ 그런 생각과 함께

감히 그런 말을 함부로 해댔던 내 자신의 티를 반성하게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이런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성경엔 간음한 여자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이 말씀하신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나서서 돌로 쳐라." 라고...

모든 것을 한번쯤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본다면

이해 못할 일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만화 한 토막에 웬? 말이 길어지고 두서없이 주절댄 것 같은데....


'역지사지(易址思之)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이 말이 정작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글쓴이: 인샬라- 신의 뜻대로, 정원-필명, 실명- 김영순)



* 음악 가져온 곳-사랑하나 별 하나-이미지/중년쉼터 카페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