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있는 음악, 방송, 詩 ,책 이

한번쯤 꿈꾼다. 바보 같은 사랑을...

안젤라-정원 2005. 5. 4. 09:14

*** 한번쯤 꿈꾼다. 바보 같은 사랑을... ***


어제 방송작가 노희경님의 글을 올리면서 TV 드라마 '바보 같은 사랑'

드라마가 생각났다. 한참 타 방송사의 '허준'의 드라마가 인기절정에

이르러 '바보 같은 사랑' 드라마는 시청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었다.


당시에 나는 이 드라마를 재방송, 또는 중간 중간 오래된 TV 의

화면이 지지직대는 것으로 간신히 봤던 기억이 있다.

보면 볼수록 끌리게 되던 대사들과 등장인물들의 소시민적 삶의 형태들.

공감이 가고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들.


사람 사는 냄새 풍겨나는 쫀득쫀득하게 맛깔 나던 흔히 볼 수 있던

삶의 이야기들. 여러 장면에서 참 감동 깊고, 의미 있게 보던

드라마 중의 하나였었다.


이전의 드라마들을 보다보면 많이 짜증스럽고, 못마땅한 점들이 있었다.

동화 속에 나오던 신데렐라식의 구성방식.

엄청난 부를 걸머진 자와 예쁜 여자와의 우연 아닌 만남과 결혼.

잘나가다가 갑자기 닥치는 교통사고나 걸핏하면 '백혈병' 이라는

특수한 병명이 자주 등장하는 일.

부잣집 사장, 의사, 변호사 등 사회적 명성과 지위와 명예를 지니고

있는 자와 없는 자의 결합된 만남의 이야기 등.


물론 드라마의 특성상 많은 제약과 간섭과 고충이 있다는 걸

이해하면서도 자주 보게 되는 그런 류의 드라마에서 약간의

실망스런 점들을 많이 느꼈었다.


헌데 '바보 같은 사랑' 이 드라마는 그런 차원에서 아주 달랐다.

그저 사랑 앞에 퍼주고 희생만 하는 '옥희(역: 배종옥님)’

아무리 못난 사람이라도 사람하나 내 사람으로 인정 하고 싶었던 '옥희'


어쩔 수없는 환경 때문에 술집여자가 되었으나 평범한 아낙네가 되고 싶어

열심히 악착같이 살고 싶어 하지만, 인정 못해주는 주위의 시선 때문에

더 질긴 삶을 살아가는 억척녀 '영숙'


억척스러움과 여자다움을 상실한 '영숙'에게서 자꾸만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는 '상우(역: 이재룡님)’


그러다가 한동네에서 맞고 살던 옥희를 우연히 마주 치면서 또 같은

공장에서 일하게 된다. 상우는 그런 옥희의 가여운 삶을 알게 되고...

서로를 안쓰러워하는 마음과 서러운 삶을 안타까워하면서

자제를 해보지만... 그동안 살면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했었던

그들은 남들의 따가운 시선과 욕설로부터 멀어지기를 소망한다.


상우의 마지막 대사가 생각난다.

"세상사람 모두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 해도...

바보 같은 짓이라 해도... 우리도 한번쯤은 행복해지고 싶었습니다.

그게 정말 바보 같은 사랑이라 해도..."


가끔씩 꿈꾸어 볼 때가 있다.

정말 행복한 삶을 느끼게 하는 사랑이 무엇일까? 라고...

그런 사랑이 다시 찾아온다면 그들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그들만의 행복한 삶을 찾기 위해 '바보 같은 사랑'을 하게 될까?

아마도 모든 이들은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세상이 용납되지 않는 질서와 도덕과 규범과

모든 것에서 어긋나지게 되므로...


그러므로 아마도 모든 이들의 가슴속에는 한번쯤은 꿈꾸겠지.

'바보 같은 사랑' 을...

드라마로서의 대체된 행복감들을 느끼고 싶어 하겠지.

그러면서 나 또한 '바보 같은 사랑' 을 꿈꾼다.

일탈된 사랑이 아닌 정말 '바보 같은 사랑'을...


(글/ 인샬라-정원/ 김영순(英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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