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에 비 내리면-(시인: 양현근님)
초 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하루를 꼬박 울고도 모자라 꽃잎에 노래 한 소절 기어이 얹어 놓는다. 밤새도록 옆에서 통음하던 달이 도미솔 도미솔 낮은 화음으로 걸리면 호기심의 골목마다 만삭의 욕망들이 달그락거리는 소리들. 세상은 흔들릴수록 단단해지는 감옥이라서 한 사발의 부질없는 안부마저도 적막 공중에 부치지 못한다. 플라타너스 잎잎에 부서지던 외짝 가슴에 기어이 아침이 밝아오고 누가 볼까 봐 보고 싶다는 말! 참, 보고 싶다는 말을... 비 개인 하늘 한 귀퉁이에 슬며시 찔러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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