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아이의 담임선생님 -
만남이란 단어처럼 소중한 단어가 있을까?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인(因)과 연(緣)이 엮어지는
인연(因緣)이라는 것도 최초의 시작은 아마도 만남이라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할 것 같다.
만남에는 여러 부류의 만남이 있다.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부모와 자식간의 만남이 있고,
( 이 만남은 내 자신이 선택해서 만나 질 수 없는 관계다.
물론, 다른 것도 대부분 그럴는지는 모르지만...
한마디로 운명적인 만남이다.)
형제와 이웃과의 만남, 학교에 가서 만나게 되는 선생님과 제자와의 만남,
친구들과의 만남, 사회에서 만나게 되는 직장상사와 동료와의 만남,
고객과의 만남, 부부간의 만남 등이 있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신과의 영적인 만남도 있을 것이고,
책속의 인물을 통해서 정신적 위안을 찾는 작가와 독자와의
만남처럼 활자를 통한 만남이나 문화, 예술적인 만남도 있다.
현대는 인터넷을 통해서 전 세계를 막론하고,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수많은 경로를 통하여 교류를 하고, 온라인은 물론이고,
오프라인 상에서도 활기차게 모이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만남은 여러 갈래에서 이루어질 수 있지만,
정작, 자신에게 소중함을 안겨주게 되는 만남은 무엇이 있을까?
일요일 아침, 아이는 다른 날보다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고,
집결 장소인 학교로 갔다. 전에 담임선생님이던 분의 결혼식을
다녀오기 위해서였다. 밤늦게 집에 돌아왔던 아이는 먼 길(군산)까지
다녀왔음에도 그다지 피곤한 기색이 없이 흐뭇한 표정이었다.
모아둔 자신의 용돈을 털어서 친구들과 선생님의 결혼 선물도
사서 전달했나보다.
나는 얼굴 한번 뵌 적 없던 아이 담임선생님이었던지라 매우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너무 고마운 분이셨기에
축의금 챙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아이 손에 건네주면서 대신 전해달라고...
나름대로 부푼 꿈을 안고, 중학시절을 시작했던 우리아이는 한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친구들로부터 폭력 등으로 시달린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매우 위태로운 시기를 보낸 적이 있었다.
사춘기와 함께 찾아온 친구들과의 교류에서 그들이 흔히 말하는
'왕 따' 의 경험도 겪었던지라 아이는 참다못해 결국은 엄마인
나에게 이실 직고 하기에 이르렀다.
몇 날 며칠을 밥도 못 먹고, 고민하고 울면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공부 할 수가 없고 죽고만 싶다.
전학가고 싶다 ' 라는 말을 되풀이 하 곤 했었다.
이런 말을 들었던 내 입장에서는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모범생의 표본이었던 아이의 입에서 그런 해괴한 소리를
듣게 될 줄이야 어디 상상이나 했던 일이었던가?
우리 부부는 찬찬히 해결할 일들을 모색해서 아이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담임선생님께 의논해서 일 처리를 부탁했었다.
중학교 1학년 학기말이 거의 끝나고 나서 그렇게 됐었으니
2학년 담임선생님과는 얼굴 한 번 대면 못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두 선생님들의 각별한 관심과 사랑으로 아이는 방황에서 벗어났고,
한층 성숙된 아이로 성장하고 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두 분의 선생님들이 우리 아이의 담임을 맡아준
덕분으로 아이가 한참 힘든 시기에 그분들 덕택으로 무사히 위기를
넘기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이고, 고마운지 모르겠다.
아이는 꼭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해서 자신에게 도움을 준 선생님들께
'보란 듯이 성공하고 싶다.' 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
이후에 찾아가서 '고마왔노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그런 것 같다. 사람의 만남이란 이렇듯 살아가는데 있어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어떠한 만남이든 그 사람에게 소중하고,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면...
내 인생에 어떤 의미 한 자락 남기는...
기억의 한 페이지로 장식하는 걸로 기억해준다면...
더 바랄 나위는 없는 것 아닐까?
소중한 만남을 좋은 인연으로 엮어 나가게 되기를 바라면서...
(글쓴이: 인샬라- 신의 뜻대로, 정원-필명, 실명- 김영순)
*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아이는 이전의 담임선생님을 찾아뵙고 왔다고
하더군요. 아이들이 그 학교를 떠나도 다시 찾고 싶어하는
그런 선생님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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