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있는 음악, 방송, 詩 ,책 이

내가 만일 - 안치환 노래

안젤라-정원 2005. 9. 24. 14:57

*** 내가 만일 *** (안치환 노래)



내가 만일 하늘이라면

그대 얼굴에 물들고 싶어.

붉게 물든 저녁 저 노을처럼

나 그대 뺨에 물들고 싶어.


내가 만일 시인이라면

그대 위해 노래하겠어.

엄마 품에 안긴 어린아이처럼

나 행복하게 노래하고 싶어.


내가 만일 구름이라면

그대 위해 비가 되겠어.

더운 여름날에 소나기처럼

나 시원하게 내리고 싶어.


세상에 그 무엇이라도

그대 위해 되고 싶어.

오늘처럼 우리 함께 있음이

내겐 얼마나 큰 기쁨인지...


사랑하는 나의 사람아! 너는 아니?

워~~~~워~ 이런 나의 마음을...


* 참, 애절한 노랫말이다.

그가 (안치환 가수) 부르는 '내가 만일' 이 노래는 마치 입안에

담배 한 모금을 가득 물고, 가슴속에 묻은 한 같은 것을 연기를 통해

뱉어버리는 듯한 표정이 연상된다. 칼칼한 목소리가 허공 속에 퍼져

나가는 것이 느껴지기도 한다.


인터넷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기에 한 음악 사이트에서

이 노래를 검색해서 듣고는 온 몸에 소름이 돋으며 절절한 가사로 인해서

꿈을 꾸는 듯 환상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시원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목구멍에서 무언가가 치밀어 오르는 듯한

고독감이 밀려드는 애절한 하소연이 배인 노래.


그의 노래가 빛을 발했던 것은 '오아시스' 라는 영화를 통해서였다.

전 문화부장관이기도 했던 이창동 영화감독님이 만드신 영화

' 오아시스' 에서는 한 장애인과 전과자인 그들의 답답하고 우울한

이상한 사랑이야기 같은 영화속에 등장하던 주제곡 이었다.


온 몸이 뒤틀려지고, 말조차 어눌해서 움직임이 매우 둔한

그녀가 (공주 역: 문소리) 상상 속에서 자유로운 몸이 되어

전철을 기다리며 종두(역: 설경구)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이 나온다.


‘내가 만일...’ ‘ 그래... 내가 만일... 그렇게 자유로운 몸이 된다면...

그렇게 해줄 터인데... 그댈 위해 시인처럼 노래도 불러주고,

그대 위해 모든 걸 다 해주고 싶은데... 해주고 싶은데...

해 줄 수없는 현실 속에서 막막함을 한층 더 느끼게 해주는 노래.


노래를 들으며 나는 영화 속 주인공 남녀가 처했던 답답한 현실속의

막막함을 걷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꽉 차 있던 관람객들도 아마 웬지 모르게 갑갑증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없는 현실 사회는 저 멀리 달아나 버리는

황당함 같은 것이었겠지.

 

'오아시스' 영화.

보는 내내 눈시울을 적시고, 목구멍을 타고 드는 울먹함으로

노래가 흐르는 가운데, 가슴속 전율을 느끼게 했었으니...

그것은 어쩌면 말할 수없는 울컥함 같은 감동으로

한없는 바람 속을 넘나드는 시린 감정 같은 것이었다.


소외된 자들과 가난한 이들의 슬픔과 진정 외로움의 깊이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또 다른 표현 형태의 한 방법으로 만들어진 영화.

영화속엔 진하게 짙게 절규하는 아름다운 사랑을 그려 넣어주는 곳에

한층 표출을 더 했던 '내가 만일' 이라는 노래.


특히나 이렇게 날이 흐리고, 비가 오는 날!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상상속의 자유로운 몸이 되어

무엇이든지 되고 싶었고, 하고 싶었던 소망들을 마구 꿈꾸고 싶어진다.

무엇도 되고 싶었고, 이런 사람도 되고 싶었고, 하고 싶은 것도

꿈꾸고 싶고, 소망하던 것도 많았었는데...

 

지금은 그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막막함으로 남는다.

헛된 꿈으로만... 허공에 빈손을 '휘~휘' 젓고 있는 기분 같은 것은

얼마나 외롭고, 고독하고, 암담하고, 슬픈 것인지를...

 

그의 절절한 노래가사만큼이나 나도 이 노래에 흠뻑 빠져

' 내가 만일' 그렇게 된다면 이렇게 노래 부르리라.

'꿈꾸는 것! 만으로도 아름다웠노라고'...


(글쓴이: 인샬라- 정원- 실명- 김영순)


* 흐르는 곡은 안치환의"내가 만일" 입니다.

 

* 다음 블로그에서 무료로 배경음악을 제공해 준 안치환님의 '내가 만일'

음악에 맞춰 예전에 써놓은 글로 대신 하고자 합니다.

시간 되는대로 새 글로 찾아 뵙게 되길 바라면서...

다녀가신 분들과 글 남겨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