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희망찾기-2월의 첫날

안젤라-정원 2012. 2. 1. 22:37

- 희망 찾기 2월의 첫날-

 

 

1. 2012년도 2월의 첫날이다. 갑작스레 내린 눈으로 한파가 찾아와 쌀쌀한 날씨가

겨울의 절정을 달리고 있다. 나는 2월말까지 실업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12월 초에 조기 취업을 했다.

 

집에만 있다 보니 뭔가에 쫒기는 듯 불안하고, 우울증이 심해져 이것저것

군것질을 하다 보니 비만으로 살이 쪄서 계단을 오르기조차 힘이 들었다.

운동을 해야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날은 춥고, 움직이기는 싫고, 만사가

귀찮고, 사는 게 우울했다. 남들은 돈 내고 운동도 한다는데, 일하면서

움직이니까 운동도 되고 돈도 버는 것이 낫겠다 싶어 취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나이 들어 취직을 하려하니 마땅한 일자리도 그렇지만, 근무여건과

노동 시간, 임금 등이 참으로 열악하기가 짝이 없는 세상이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한다. 노동법에는 해마다 정해진 최저 임금이 조금씩 변동이 되어

인상이 되고 있지만, 실제 노동현장에서는 그런 기본적인 법조차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온갖 편법이 동원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가끔씩 걸려오는 구인 전화와 문자메시지에서도 그걸 확연히 알 수 있었다.

어쨌거나 현실은 참으로 냉정한 법!

 

일용할 양식 때문에라도 내가 손수 움직여 떳떳하게 먹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때마침 걸려온 전화로 마음이 흔들렸다. 취업을 할까 말까?

고민 끝에 집에서도 멀지 않고, 무엇보다 8시간근무조건이 마음에 들었다.

일이야 이전부터 했던 것이니까 힘들다는 것은 각오하고 시작했다.

 

이전의 경험이 있으니까 대수롭지 않게 일을 시작했지만, 이곳의 일터에서의

근무는 긴장과 짜증, 쉴 틈 없이 진행되는 일과가 숨 가쁘게 진행하고 있었다.

게다가 사람들이 주는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었다.

온갖 간섭으로 초보 일꾼을 괴롭히는 곳으로 여겨져 심히 괴로웠다.

내가 입사 전에도 그런 직장 분위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그만 두었다는

소리도 전해 들었다.

'공연히 미리 취업을 해서 고생을 하는구나' 싶어 후회도 되었다.

하지만, 직장생활이라는 것이 어느 곳을 가도 마찬가지라는 결론을 내렸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사람과의 관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건

누구나 느끼는 직장생활의 애환이 아닐까 생각하고 나니

조금씩 적응이 되어가는 중이다.

 

오늘은 모처럼 만의 여유를 찾아 장을 보고, 집안일을 해놓고,

식사도 일찍 끝내고 컴퓨터에 들어와 앉았다.

며칠, 밤에 잠을 자지 못했더니 머리가 멍하니 어리벙벙한 느낌이다.

만만치 않은 직업전선에 나서 잘 견뎌준 내 몸에 감사하다.

스스로에게 매일 다짐한다. 힘들고 짜증스럽겠지만, 잘 견뎌서

국민연금도 계속 붓고, 조금씩 희망을 되찾자고... 

 

 

 

2. 아들- 9월 중순경 유럽과 아시아 몇 개국을 다녀온 아이는 작년

크리스마스 경 한국에 들어왔다. 생각했던 것 보다 좋은 경험을 했던

아이는 밝은 모습으로 며칠 휴가를 다녀갔다.

올 설 명절에도 휴가를 보내줘서 할머니 댁에 가서 설을 보내고 돌아갔다.

 

이제 아들이 군입대한지 1년이 지나온다.

아들은 이제 혼자서도 밥을 짓고, 반찬을 할 줄 아는 아이로 변했다.

칼질은 매섭도록 빠른 손놀림으로 엄마의 눈을 의심하게 할 정도이다.

미래엔 남자도 주방에서 자신의 밥과 반찬 정도는 혼자서 해먹을 줄 알아야 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그런 사실 하나만으로도 아이가 군에 입대한 것이

자랑스럽고 감사한 일이다. (2012. 2월 1일. 수요일 밤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