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있는 음악, 방송, 詩 ,책 이

6월

안젤라-정원 2005. 6. 1. 08:48

 

-6月- (시인: 김용택님)


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

6월의 나뭇잎에 바람이 불고

하루해가 갑니다.


불쑥불쑥 솟아나는

그대 보고 싶은 마음을

주저앉힐 수가 없습니다.


창가에 턱을 괴고

오래오래 어딘가를

보고 있곤 합니다.


느닷없이

그런 나를 발견하고는

그것이

당신 생각이었음을 압니다.


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

6월의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해가 갑니다.


* 해마다 돌아오는 6월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시 이기도 하다.

시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그리고 편안하고 쉽게, 화려한 수식어 없이도

꾸밈없이 허심탄회하게 진실 된 속내를 드러내게 쓸 수 있다는 것.

그런 시가 좋은 시라는 느낌이 든다.


무작정 ‘ 사람이 보고 싶다.’ 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밑도 끝도 없이 밀려드는 생각 속에서 부질없음을 깨닫고

고개 한번 가로 젓고는 혼자의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가 있다.


벌써 한해의 반나절을 향해 세월은 이리도 빨리 달려오는가?

아무것도 준비하지도 못하고, 그저 무력하고 나태하게 살아온 지난 시간.

많이 허허롭다. 왜 이렇게 여기저기 군살만을 키웠는지...

쓸데없이 잔뜩 채우려만 들어 이곳도 저곳도 바라보면 복잡스럽기만 한데...


엊그제 불현듯 시어머님과 시아버님이 오셨다.

지난해 담근 묵은 김치를 한통 주시면서 집의 냉장고를 열어보시고는

한마디 하신다.

“ 버릴 건 좀 버려라.”


나이가 들수록 변화 되는 게 있다면 늘 하는 일상적인 반복의 일들이

지겹고 싫어진다는 것이다. 심지어 밥 먹는 일 조차도... 귀찮아진다.

살림하는 주부가 살림에 신경 쓰지 않고, 뭘 하려 드는지...

최근에 와서 이런 나의 모습에 자꾸만 우울해지고, 자괴감이 든다.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건 바보나 하는 짓이란다.

그저 멍한 바보가 되고 싶기도 하다.

나 자신조차 모르는 그런 바보.

성냄도, 분노도, 질투도, 모르는 그런 바보.

내가 많이 밉다.

그래서 그런가? 내 얼굴이 예전 같지 않은 듯 하다.

왜 이렇게 변한건지...


6월이다.

많은 변화는 바라지 않겠지만, 최소한 좀 부지런해질 필요는 있겠지?

그러려면 우선 아침부터 먹어야겠다.

알차고, 싱그러운 6월이 되기를 소망하며...


(글쓴이: 인샬라-신의 뜻대로, 정원-필명, 실명- 김영순)




*음악, 이미지, 중년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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