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5.31지방 선거를 앞두고 바라본 선거철 불만 사항

안젤라-정원 2006. 5. 22. 00:33

- 5. 31 지방 선거를 앞두고 -


“ 안녕하십니까? 여론조사 전문기관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위와 유사한 전화가 집으로 걸려온다.

그것도 한창 식사 준비로 바쁜 때이거나 모처럼 맘 잡고 미뤄 둔

일을 하려고 하면 영락없이 시끄러운 전화벨이 울리는 것이다.

전화를 받고 나면 한 옥타브 높은 음성의 여성이 마치 Tape 속으로

굴러다니는 반복 음을 되새기며 자신이 하는 대로 따라 해줄 것을

요구한다. 수화기를 들고 가만히 듣고 있자니 울컥 짜증이 인다.

대부분 잠시 후, 전화기를 그대로 ‘ 쾅’ 하고 내려놓으며

“ 아고. 못살아” 라고 한숨 섞인 탄식을 읊조린다.

선거 때만 되면 여지없이 각 가정마다 이런 원치 않는 전화 소음

공세에 시달려야 되는 것에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5월의 햇살은 뜨겁기만 하고, 하루가 다르게 더운 여름을 향하여 달려간다.

아스팔트 열기까지 가세가 되어 오늘은 유난히 더운 날씨가 극성을 부린다.

가만히 있어도 이마 위로 땀이 줄줄줄 흐른다.

날씨가 더우면 공연한 일에도 짜증이 일기 마련이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전화 공세도 반갑지 않고,

게다가 창문을 열어두면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지방 선거

유세차량에서 쏟아져 나오는 연설들로 시끄럽기 짝이 없다.

확성기를 통해 시끄러운 음악들이 귀를 쟁쟁 울리고

어떤 이는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기호 몇 번을 크게 외친다.

수험생이 있는 가정이건만, 선거 차량들은 시민들의 처한 상황은

생각지도 않는지 밤에도 이러한 선거 유세는 계속된다.

환자가 있는 집안이나 갓난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말할 수 없이 속이 엄청 상할 것 같다.


중심상가 쪽으로 볼일이 있어 외출을 하니 사람들의 발길이

가장 흔한 곳에 차를 세워두고 차량 앞, 뒤로 확성기를 통해

음악과 함께 쉬지도 않고 입후보자의 자랑거리를 늘어놓고 있다.

왼쪽에도 오른쪽에도 앞에도 뒤에도, 옆에도 조금의 자투리

여유 공간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선거차가 대기 중이다.

아예 대 여섯 명의 아줌마 군단이 위 아래로 짝을 맞춘 색깔로 옷을 입고,

선거 띠를 두르고 허리를 곧추 세워 서 있다가 사람이 지나가면

“ 안녕하십니까? 기호 0 번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90도 각도로 로봇마냥 매번 똑같은 인사를 하고 있다. 속으로

‘이 더운 날씨에 참 고생이다.’ 싶지만, 그들이 진정 시민을 위해서

일을 할 진정한 일꾼들을 돕기 위해 그 같은 일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연말이나 선거철만 되면 여기저기 파헤쳐 놓은 도로들은 또 어떤가?

멀쩡한 도로들을 파 헤쳐 놓고는 한 해는 초록색으로 어떤 해는

빨강 색으로 어떤 때는 노란 색으로 색깔을 달리해서 마치 새로이

단장한 듯 그럴싸하게 포장한다는 느낌이 든다.


어떤 곳은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지고, 그늘이 잘 드리워져 있어

길을 가다 잠시 쉬어가기 딱 알맞은 곳이었는데, 울창한 나무를 뽑아내고,

콘크리트로 땅을 갈아엎더니 가로등도 없애고, 벤치도 없애고

공중전화까지 없애더니 그냥 평범한 길을 만들어 버렸다.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 공사를 했으면 무라도 뽑든가 뭔가

색다른 면을 보여주던가 하면 좋으련만, 오히려 예전보다

불편한 거리를 만드는 의도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쓸데없이 상가 중심부 여기저기에 분수대 모양의

콘크리트 의자를 만든 건 또 뭔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커피니 빵이니 과자 등을 먹으며

분수대 안에다 침을 뱉어 놓지를 않나? 주위에 쓰레기통

하나가 없으니 마구 바닥이나 분수대 안에다 과자 봉지나

병뚜껑, 음료수 캔 등을 버리니 주변은 온통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며칠은 분수대에서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시원하다’ 생각했지만, 분수대 가동도 멈춘 지 오래다.

간이 분수대 안에는 지저분한 오물이 가득 찬 것처럼 보인다.

물을 새로이 갈던가 하면 좋을 텐데, 그대로 방치해서 볼 쌍 사납게 느껴진다.

그렇게 공사를 하게 되기까지 시일도 오래 걸렸고, 그곳에 볼 일을 보러

나갈 때면 흙과 먼지투성인 도로로 인해 무척 불편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식의 예산낭비까지 해가며 시민들의 선심 표를 요구하는 건지

의아심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사람들의 뇌는 최근에 한 일만 기억하는 일은 아닐진대...

선거철만 되면 유난히 도로 포장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선거 때면 저마다 앞으로 이런 식의 일을 하겠다고

거창한 공약은 많이도 내걸지만, 실속 있게 꼭 필요한 일을

제대로 하려는 사람들은 흔치 않은 것 같다.

수박 겉핥기식이며 자신의 당과 사리사욕만을 일삼는 사람도

매번 속출하는 것 같다. 자신의 화려한 경력과 학력만을 자랑하며

자신이 최고인양 우쭐거리던 입후보자는 선거가 끝나고 나면

‘ 언제 내가 고개를 숙이고 시민에게 인사를 한 사람?’ 인양

본래의 거만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봐왔다.

 

화려한 경력을 쌓기 위해 벼라 별 감투를 뒤집어쓰고는 마치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대단한 일을 한 것 마냥 부풀리기도 일쑤다.

선거에 염두를 두고 자신과 어울리지도 않는 감투를

뒤집어쓰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길을 가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자랑삼아 건네는 명함 속엔

듣도 보도 못한 경력들로 가득 차 있는 경우도 흔하다.


학교의 행사나 시에서 주관하는 행사에는 반드시 얼굴을 내 보이고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 앞에 굽실대며 자신을 알리던 사람들은

영락없이 선거 때면 등장하기도 한다.

그런 것 저런 것 다 봐 줄 수는 있다.

제발 바라건대 제대로 된 정치를 해줬으면 좋겠다.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지 말고, 자신의 잇속만을 챙기지 말며

보다 나은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를 바라는 것이다.

선거 판에서만 잘하겠다고 떠들썩하게 외칠 것이 아니라

진정한 나라의 일꾼이 되기를 명심하라는 것이다.


앞으로 다가 올 5.31 지방 선거까지 시민들의 불편함과

불만사항은 계속 될 것 같다. 연이은 짜증과 불편함을 감수하고서

온 국민이 염원하는 바람은 모두가 한결같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부흥할 수 있는 강한 나라를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2006. 5. 22. 월)


(글쓴이: 인샬라- 신의 뜻대로, 정원-필명, 실명- 김영순)

 

* 이번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님의 피습 사건 또한

정치에 대한 불만을 품은 이가 저지른 사건이라 생각됩니다.

예상치 못한 돌발 사건에 피해를 입은 박근혜 대표님께

심심(甚深)한 위로를 표합니다. 빠른 쾌유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