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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먼 곳에

안젤라-정원 2006. 10. 31. 00:36

 

- 그대 먼 곳에 -

 


먼 곳에 있지 않아요 / 내 곁에 가까이 있어요.

 

하지만 안을 수 없네요 /그대 마음은 아주 먼 곳에

 

그대가 내 곁을 떠나갈 때 / 마치 넋이 빠진 모습으로

 

난 몹시 담담한 마음으로 그대를 보냈어요.

 

아아아 그대는 내 곁에 없나요/ 아 그대는 먼 곳에 있나요

 


사랑도 생각했어요. /영혼도 생각했어요.

 

하지만 잡을 수 없네요 / 그대 생각은 아주 먼 곳에

 


그대가 내 곁을 떠나갈 때/ 마치 넋이 빠진 모습으로

 

난 몹시 담담한 마음으로/ 그대를 보냈어요.

 


아아아 그대는 내 곁에 없나요/ 아 그대는 먼 곳에 있나요

 

먼 곳에 있나요 / <노래- 마음과 마음>

 


* 언젠가 어떤 책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사람의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가 가장 먼 거리란다.]

 

사람이 느끼는 사랑이란 감정은 일순간에 지나지 않을 때가 많다.

 

아무리 절친하게 지내고 각별한 정을 나눈 사람일지라도...

 

부부처럼 가까운 사람과의 사이라 할지라도 어느 순간에 타인처럼,

 

아니 타인보다 더 못한 웬수? 라는 반갑지 않는 단어로 전락되는 수가 많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어느 순간, 한없이 가깝게 느껴졌다가도

 

바다 끝머리보다도 더 멀리 밀려나가 듯, 멀게만 느껴지는 경우가 생긴다.

 

그런 사람의 마음을 표현한 노래가 있다. '그대 먼 곳에'

 

가수의 이름도 곡에 걸맞게 '마음과 마음' 이다.

 


'그대 먼 곳에~'

 

이 노래는 내가 무척이나 아끼는 노래 중 하나이다.

 

이전엔 가수 양희은님의 '아침이슬' 이라는 곡을 가장 좋아하는 애창곡으로

 

마음속에 찜해놓고는 노래를 해야 될 자리에서 꼭 선창을 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노래방에 가서 제일 먼저 선곡을 함에 있어

 

주저 없이 '그대 먼 곳에' 라는 곡의 버튼을 누르고 분위기를 잡는다.

 

 


경우에 따라서 신나는 곡을 불러야 될 때는 유일하게 잘 부를 수 있는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 라는 노래를 부른다. 그러니까 맨 처음곡

 

(그대 먼 곳에)과 맨 끝 곡(사랑을 할 거야)과 신나는 곡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등이 정해져 있어 커다란 변수가 없는 한,

 

늘 하던 대로 진행하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래서 그런가? 내 속에 감춰진 성격의 일면을 짐작하게 된다.

 

한번 정한 마음은 변화되기를 거부하는 옹골진 고집도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늘 변함없이 한결같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그대 먼 곳에' 라는 노래를 만나게 된 지는 10여년이라는

 

긴 세월을 거슬러 간다. 한국에 처음 노래방 기계가 도입되어

 

우후죽순 격으로 퍼지고 있을 무렵, 시동생 부부가 우리 집을 방문했었다.

 

그 무렵 나는 노래방이라는 어감에 반해 한번쯤 가보게 되기를 소망했었다.

 

아이를 붙들고 한글을 일찍 깨우친 아들아이는 알아 갈수록 글자에 대한

 

경이로움 때문인지 새로운 세상에 대해 눈을 떠가고 있던 중이었다.

 

 


저녁을 먹고는 시동생 부부가 이끄는 대로 역전에 새로 생긴 노래방을

 

찾아 들어갔다. 아이는 아이대로 글자가 박힌 노랫말을 따라 부르기에

 

신이 났고, 나 또한 노래가 주는 즐거움에 매우 흥이 났고 재미가 있었다.

 

남편은 당시만 하더라도 직장에서 야유회를 가면 노래를 해야 되는

 

부담감 때문에 야유회 가기를 포기할 정도로 노래 부르기라면

 

진저리를 내는 사람이었다. 남편은 노래 듣는 걸 좋아는 하면서도

 

노래 부르기에 영 자신이 없으니까 뒷전에서 맴돌 곤했었던 지라

 

한 핏줄인 시동생도 그렇지 않을까 싶어 나는 시동생이 노래방 가자는

 

소리에 그리 큰 기대감을 갖지 않고 따라 갔었다.

 

 

 


시동생 부부가 맨 처음 버튼을 누르고 사이좋게 눈을 지그시 감고

 

노래를 하는데 '그대 먼 곳에' 라는 곡을 열창하는 것이었다.

 

둘의 모습이 어찌나 예쁘게 보이고 듣기 좋고 부럽던지...

 

피아노 학원을 운영했던 동서의 입김이 많이 작용했던지 그들 부부는

 

자주 노래방을 찾았었고, 잘 부를 수 있는 경지에 이르러 우리들에게

 

선을 보인 것이었다. 이후에 우리 부부도 자주 노래방을 찾았다.

 

직장에서도 자주 노래방 갈  기회가 생겨서인지 남편은 이 후 멋들어지게

 

부를 수 있는 곡이 몇 가지 생길 정도로 발전했다.

 

 


한번만 듣고도 유난히 머릿속에 깊숙이 박히는 노래가 있다.

 

'그대 먼 곳에' 라는 곡이 그랬다. '마음과 마음' 이라는 가수의 얼굴을 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 노래는 내게 그처럼 강한 여운을 남겼다.

 

아주 짙은 우울감이 배어나오는 음성. 중성적인 여자의 목소리가 독특한

 

허스키로 끌어 올리고 내리는 듯한 강한 목청이 꽤나 인상적이다.

 

사람의 심장을 끄집어 올리는 것 같은 전율에 휩싸이게 만드는 목소리의

 

매력이 묘한 황홀감을 안겨준다. 여자가 절절하게 호소하는 듯한 노래를

 

뒷받침 해주는 남성의 잔잔한 화음도 은은하게 퍼져나가 참,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는다. 거기에다 처음 시작할 때의 '우~~~우~' 라는 후렴구가

 

발성 연습하는 것처럼 허밍 음으로 노래를 열 때의 여성 가수의 음성이

 

사람의 귀를 솔깃하게 쏠리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이어서 터져 나오는

 

노랫말은 솔직 담백하며 진실성을 담고 있어서 쉽게 공감이 간다.

 

 

 


언젠가 무작정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종점까지 왔다 갔다 하다가

 

우울한 마음을 달래려고 찾았던 음악 감상실에서 '음푹' 파여진 소파에

 

등을 묻고 음악에 젖어 들던 시절이 있었다.

 

어느 날, 어떤 아가씨가 '고아' 라는 곡을 신청했다.

 

헤드폰을 통해서 들려온 그 아가씨의 목소리가 매우 우울했고 신청곡이

 

또한 너무 가슴 아프게 슬퍼서 그날은 하루 온 종일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대 먼 곳에' 라는 곡을 들으면 꼭 그 시절 음악 감상실에서 들었던

 

그 아가씨의 목소리가 연상이 되는 것이었다. 단지 우울함으로 가득 찼었다는

 

음성만을 기억하고는...

 

 


생각하기에 따라서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가까워질 수도 있고 마음먹기에

 

따라서 멀게 느껴질 수 있다는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사이' 의 폭을

 

좁히고 싶을 때가 많다. 먼 거리를 단숨에 이어질 수 있는 획기적인 것이

 

있다면 그리로 향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다면 좁은 소견에서 오는

 

생각과 마음의 집착에서 어느 정도 놓여질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그대라는 단어! 참, 좋다. 오늘은 이 노래와 함께 '그대' 라는 단어를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그대 있음에**** (김남조님)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그대 있음에 내 마음에 자라거늘

 

 

 


오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잡게 해.

 

 


(글쓴이: 인샬라- 정원/ 실명: 김영순)

 

 



노래: 마음과 마음- 그대 먼 곳에